뇌에서 기억을 통합하는 시간대는 짧은 편이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숙면 중 두 종류의 뇌파 활동의 부적절한 타이밍으로 인해 노인들이 바로 어제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일생의 약 1/3을 잠자는데 사용한다.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뇌는 새로운 기억을 생성하고 배우고 집중하며 주변의 세계에 반응할 수 있는 회로를 만들고 유지한다.
■ 수면의 유형 및 중요성
수면은 두가지 기본 유형, 즉 렘수면(REM sleep, rapid eye movement sleep)과 비렘수면(non-REM sleep)으로 분류된다. 이 유형들은 각각의 고유한 뇌파 패턴과 뇌세포 활성을 나타낸다.
Non-REM 수면은 3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는 각성상태에서 수면상태로 이동하는 짧은 기간이며, 2단계는 얕은 수면에서 더 깊은 수면으로 진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3단계는 우리를 리프레쉬하는 깊은 잠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밤에 잠을 자는 동안 non-REM과 REM 수면의 모든 단계를 여러 번 거치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non-REM과 REM 수면 둘다 기억의 통합에 중요하며 노화로 인해 REM 수면이 점차 짧아진다고 한다.
■ 노화가 수면에 미치는 영향
최근
Neuron 에 게재된 한 연구에서 노화 관련 결손(age-related deficit)이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 뇌의 일부가 퇴화됨으로써 나타난다는 근거를 제시하였다.
이에 non-REM 수면 중에 발생하는 두가지 유형의 뇌파인 서파(slow wave)와 수면 방추파(sleep spindle)의 상호작용에 관심을 가진 UC Berkeley의 한 연구팀이 노화가 수면 중의 서파와 수면 방추파의 결합(coupling)을 방해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서파는 주파수가 낮은 파형으로 수면의 깊이가 깊어질 때 나타나며, 수면 방추파는 뇌파검사(EEG, electroencephalography)의 판독 중 확인된 패턴에 의해 이름 붙여진 것으로 약 1-2초 동안 급격한 뇌파의 주파수 변화가 일어나는 현상이다. 방추(spindle)형의 뇌파가 여러 개 연속하여 나타나므로 방추파 군발(spindle burst)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선행 연구들은 non-REM 수면 동안 서파와 수면 방추파의 결합된 상호작용(coupled interaction)이 새로운 기억을 통합하는데 중요하다고 제시해왔으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거의 없었다. 연구진은 서파와 수면 방추파의 결합이 non-REM 수면중에 새로운 기억을 통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였다.
■ 전두엽 위축, 뇌파 부조화의 원인?
이 연구에는 인지기능이 정상인 젊은 성인 및 노인이 참여하였으며 잠을 자고 난 후 기억하는 능력을 평가받았다. 연구대상자들이 수면을 취하는 동안 뇌파검사(EEG)를 통해 뇌파를 측정하였다.
연구대상자 중 젊은 성인은 20대였으며 노인은 70대가 주를 이루었다. 두 그룹은 단어쌍을 암기하고 밤시간 동안 수면을 취한 뒤 기억력 테스트(recall test)를 하였다. 테스트를 하면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RI)과 구조적 자기공명영상(Structural MRI)을 사용하여 대상자들의 뇌를 스캔하였다.
젊은 성인의 야간 EEG와 비교하여 노인에서는 서파와 수면 방추파가 잘 조화를 이루지 못했으며 수면 방추파가 일관적으로 조기에 피크를 나타내었다.
또한 MRI 뇌스캔 결과, 노인들의 내측 전두엽피질(medial frontal cortex)의 회색질(gray matter)이 젊은 성인에 비해 더 많이 퇴화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연구진은 이와 같은 전두엽의 ‘위축(atrophy)’이 수면 방추파와 서파가 결합되지 못하는 원인일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 서파와 수면 방추파의 상호작용이 중요해
수석 저자이며, UC Berkeley 수면과학센터(Center for Human Sleep Science)의 센터장인 Matthew Walker 교수(신경과학 및 심리학 담당)는 두 뇌파의 상호작용을 테니스 선수가 서브동작을 할 때 움직임을 조정하는 것에 비유하였다. 먼저 공을 던지는 것은 서파와 유사하며, 적시에 공을 치는 것과 수면 방추파가 유사하다고 설명한다.
테니스에서 “에이스(ace)”를 터뜨리기 위해 공을 칠 수 있는 시간대는 매우 좁으며, 기억의 통합에 있어서도 뇌가 처리할 수 있는 시간대는 약 1/10초로 짧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만일 뇌가 이 시간대를 놓친다면 단기기억에 있는 정보가 장기기억으로 넘어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이는 노인의 뇌에서 더 많이 발생된다.
Walker 교수는 뇌가 노화됨에 따라 깊은 수면에서 나타나는 두개의 뇌파를 정확하게 조절할 수 없으며, 이는 게임에서 지고 있는 테니스 선수와 같이 공을 치려고 하지만 놓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 Walker 교수는 이러한 타이밍의 오류때문에 노인들이 새로운 기억을 효과적으로 저장할 수 없게 되어 수면하는 동안 기억보다 망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Walker 교수는 노인에서 위와 같은 뇌 위축이 더 악화되면 깊은 수면의 뇌파가 더욱 조화되지 못하고 시간대를 적절히 맞출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불행 중 작은 희망(silver lining)으로, 이 연구결과가 노년층의 기억 관련 문제를 치료할 수 있는 잠재적인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연구진은 이미 향후 연구를 계획 중이며, 뇌 전두엽을 전기적으로 자극하여 서파를 강화시킴으로써 수면 방추파와 다시 결합될 수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Walker 교수는 야간의 뇌파를 전기적으로 증폭시켜 노인 및 치매 환자들의 건강한 숙면을 회복시키고 이를 통해 학습, 기억력을 회복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