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상시험 결과, 단 한 차례의 저선량 방사선 치료가 경증~중등도의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예전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30세 이상의 약 15%가 골관절염의 영향을 받고 그 환자수가 2050년까지 10억 명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골관절염은 일반적으로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가 있고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관절 치환 수술을 받게 된다. 약물 치료에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와 관절에 주사하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제제가 대표적인데 모든 환자에게 효과적인 것은 아니며, 장기간 사용 시 위장관계 및 심혈관계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방사선종양학회(ASTRO) 연례 학술대회에서 단 한 차례의 저선량 방사선 치료로 무릎 골관절염 증상이 현저히 개선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되어 이목을 끌고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방사선종양학과 김병혁 교수 연구팀은 연구팀은 경증에서 중등도 무릎 골관절염 환자 114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참여자들은 세 군으로 나뉘어, 한 군은 대조군으로 배정하였고 나머지 두 군은 총 3 Gray 또는 0.3 Gray를 6회에 나누어 치료받았다.

치료 후 4개월간의 관찰 기간 동안,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비교적 강력한 진통제(NSAIDs)를 복용하지 않도록 제한하고, acetaminophen만 허용함으로써 방사선 치료의 효과를 평가했다. 그 결과, 3 Gray의 방사선 치료를 받은 그룹의 70%가 증상 개선을 경험했으며, 이는 가짜 치료를 받은 대조군(41%)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였다. 반면, 0.3 Gray의 방사선을 받은 그룹은 대조군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통증, 경직도, 기능 개선에 대한 환자들의 설문조사에서도 3 Gray 치료군에서 가장 뚜렷한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두 치료군 모두 방사선 치료로 인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방사선 치료는 주로 암 치료에 사용되지만, 골관절염에는 매우 낮은 용량의 방사선을 사용한다. 골관절염이 시작되면서 관절 내 염증이 발생하고 효소로 인해 관절조직이 분해된다. 저선량 방사선은 항염증 효과를 나타내며 통증 감소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연골이 거의 소실된 중증 골관절염 환자에게는 방사선 치료가 큰 효과를 내기 어렵지만 경증~중등도 환자들의 경우 방사선 치료를 통해 수술을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방사선 치료의 특성상, 저선량이라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암 발생 위험이 우려될 수 있으나 연구팀은 지금까지의 여러 연구에서 저선량 방사선 치료 후 암 발생률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번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은 향후 12개월간 추가 관찰을 통해 치료 효과의 지속성을 평가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