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성 진통제는 미국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처방되는 진통제인 동시에, 생명을 앗아갈 정도의 위험도 안고 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에 따르면 1999-2014년 사이에 미국 내 마약성 진통제의 처방판매 실적은 네 배 가량 증가하였다. 동 기간 동안 미국 내에서 보고된 통증의 수가 증가하지는 않았는데도 말이다. 마약성 진통제의 처방판매가 급증한 것과 동시에 2000-2014년 사이 마약성 진통제 처방과 관련된 사망 건수도 비슷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매일 78명의 미국인들이 마약성 진통제의 남용으로 죽어가고 있으며 미국 내 약 50만 건의 사망 사고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의료전문인들 사이에서 심각한 우려를 불러 일으켜 왔고, 올 초 미국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이러한 마약성 진통제의 확산으로 인한 문제의 예방을 위해 새로운 처방 지침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더 안전한 형태의 약을 개발하여 남용의 경우를 줄여야 할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의 연구 중 저널
Nature 에 실린 한 연구에서 연구진들은, 어떻게 뇌 속 모르핀 수용체의 원자 구조를 판독하는지를 알아냈고, 모르핀과 같은 효과로 통증을 막아낼 수 있으되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유해한 이상반응들은 나타내지 않는 약물을 개발해 낸 것으로 발표했다. 개발약은 기존의 마약성 진통제와는 달리, 뇌의 보상 회로를 활성화시키지 않아 중독/의존 증상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California-San Francisco 대학 약학대학의 약화학 교수이자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Brian Shoichet에 따르면, 진통의 효과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위험한 부작용은 없애기 위해, 이전의 과학자들은 모르핀 자체의 구조를 바꾸고자 노력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Shoichet과 연구진들은 뇌의 모르핀 수용체의 구조에 대한 정보를 이용하여 새로운 마약성 진통제를 개발해 낼 수 있지 않을까에 초점을 두었다.
공동 연구자인 동시에 Stanford 대학의 의과대학 박사인 Dr. Brian Koblika는 지난 2012년에 이 수용체의 원자 구조를 판독해 낸 바 있다. 이 두 연구자의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모르핀 수용체의 구조 정보를 컴퓨터 기술인 “molecular docking”에 접목시켰다. 이를 통해 4조 회가 넘는 시각화 실험이 가능하였고, 어떻게 300만 개 이상의 분자들이 모르핀 수용체의 구조에 맞아 들어가고 활성화 될 수 있는지를 가상 실험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연구진들은 목표 수용체에 결합하여 G-단백질 신경전달 경로를 활성화함으로써 통증 인지를 억제하는 동시에, 호흡 문제나 변비를 일으키는 β-arrestin2 라는 물질은 활성화시키지 않는 최적의 분자를 찾아냈다. 총 23개의 분자들을 스크리닝하여 이들의 화학적 효능을 1000배씩 증가시켜 보면서 가장 효과적인 후보물질을 찾았고, 명칭을 PZM21이라 하였다.
연구진들은 PZM21을 이용해 쥐를 모델로 동물실험을 하였다. 역시 모르핀과 같은 정도로 통증을 줄일 수 있음을 보였고 호흡 장애나 변비는 일으키지 않았다. 추가적으로 이 분자가 척추의 수용체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도 발견하였다. 이 연구팀에 의하면 다른 어떠한 마약성 진통제도 이러한 특이성을 보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쥐 실험 결과 PZM21은 뇌의 도파민 전달 경로를 자극하지 않아 중독/의존 증상과 관련된 보상 시스템에 적용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동 실험 결과에서도, 이전에 PZM21을 투여 받았던 방이라고 해서 쥐들이 이곳에서 보내려는 시간이 증가하지 않은 것이다. (쥐들이 약에 중독되었다면 더 오랜 시간 해당 장소에 머무르려고 했을 것이다.)
이 정도의 결과로 명확하게 PZM21이 중독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쥐들이 약을 찾으려는 동기부여를 받지는 않았다는 것까지 얘기할 수 있겠다고 Shoichet은 언급했다. PZM21이 중독성이 없는지를 비롯하여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연구진들은 마약성 진통제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약물의 개발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출처: Medical News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