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는 술이 다양한 악성 종양의 위험인자이며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 변경가능한 요소(modifiable factor)라고 최초로 발표하였다. 또한 지나친 음주를 최소화함으로써 암을 예방하는데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였다.
최근 ASCO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0%는 술을 암의 위험인자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SCO의 회장인 Bruce Johnson 박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맥주나 와인, 위스키 등을 마시는 것과 일생 동안의 암 발생위험의 증가를 연결시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의사들 또한 음주와 암 위험에 대한 지식이 적은 편이라고 ASCO는 말했다.
그러나 Johnson 박사는 ‘음주량의 증가와 암 사이의 연관성’은 명백히 입증되었음을 강조하였다. ASCO는 술이 구강인두암 및 후두암, 식도암, 간세포암, 유방암, 대장암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지적했으며, 췌장암 및 위암을 비롯한 다른 악성종양의 위험인자도 될 수 있다고 하였다. ASCO는 전세계의 신규 암 발생 및 암으로 인한 사망의 5-6%가 직접적으로 술에 기인한다고 추정한다. 암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으며, 이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아마도 유방암과 관련하여 순환하는 에스트로겐에 술이 미치는 영향이다.
■ ASCO, 술=암 위험인자 최초로 발표해
Wisconsin-Madison 대학의 Noelle LoConte 박사는 ASCO의 성명서에서 “술을 적당히 마실 경우에도 암 발생위험은 증가될 수 있지만, 가장 위험이 증가되는 경우는 지나치게 많이, 장기적으로 술을 마실 때”라고 밝혔다. 따라서 절주(節酒)로 암을 예방할 수 있으며, 피부암을 예방하기 위해 선크림을 바르는 것처럼 음주를 제한하는 것은 암의 발생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 될 수 있다.
ASCO의 발표는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에 온라인으로 게재되었다.
LoConte 박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술을 끊으라는 의미가 아니며, 암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술을 적게 마시고 만약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그는 이러한 제언이 담배와는 미묘하게 다르다고 하면서 담배는 피우지 말아야 하며 아예 시작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ASCO는 종양전문의가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여 술에 대한 인식이 ‘암 위험 행동(cancer risk behavior)’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 자문 및 지도하는 역할을 제안하였다. 또한 위험한 음주를 예방하기 위한 전략을 지지하는 암센터 및 공공보건기관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면서 과도한 음주를 줄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근거기반의 정책권고안을 제시한다.
- 임상 현장에서 알코올 검진과 간단한 치료를 제공할 것
- 주류 판매소의 개수를 조절
- 주류세와 가격을 인상할 것
- 주류 판매 일수와 시간제한을 유지할 것
- 미성년자에게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법 집행을 강화할 것
- 주류 광고가 청소년들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할 것
- 현 정부의 통제 하에 지역사회에서 주류 판매의 소매가 민영화되는 것을 방지할 것
- 종합적인 암 관리 계획에 음주를 제한하는 전략을 포함시킬 것
- 주류 홍보를 위한 ‘pinkwashing’ 제지를 위한 노력을 지원할 것
* Pinkwashing: “유방암 연구 후원 사실을 암 유발 제품의 홍보에 이용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주류회사가 유방암 치료제 개발에 힘쓴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유방암 캠페인에 사용되는 핑크색 또는 핑크 리본을 술 포장에 표시함으로써 역으로 주류홍보에 이용하는 것
■ ‘위험한 음주’의 정의와 관련된 장애물
미국 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미국 암학회(American Cancer Society) 및 미 보건복지부에서는 남성의 경우 하루 1-2잔, 여성은 하루 한 잔으로 음주량을 제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ASCO에서는 메타분석 결과를 통해 하루 한 잔 이하의 술이라도 식도의 편평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 of the esophagus), 구강인두암 및 유방암의 위험을 여전히 증가시킴을 발견하였다.
맥주, 와인, 위스키 등 술의 종류와 양에 따라 에탄올의 양이 달라지므로 어떤 것이 위험한 음주인지를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적포도주가 심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상충되는 연구 결과는 암의 위험을 정의하는데 있어 또 다른 장애물이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에서 술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했던 연구들이 이전에 술을 마셨던 사람과 가끔씩 술을 마시는 사람을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으로 분류하는 등 이전 연구에서의 다양한 교란인자들(confounders)을 보고하면서 술의 긍정적인 영향에 대한 연구들이 의심받고 있다.
따라서 적절한 음주량의 기준선을 제시하기까지 많은 어려움과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술이 암의 위험인자이며 음주를 줄임으로써 얻는 건강상의 유익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