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는 술의 종류에 따라 느끼는 감정 또는 기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소주, 위스키, 보드카 등과 같은 증류주(spirits)를 마실 경우 다른 술에 비해 공격성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영국의 Public Health Wales National Health System Trust 및 King's College London의 연구팀은 술의 종류와 그에 따른 감정 및 행동의 상관관계를 연구하였다. Mark Bellis 교수 및 연구진은 전세계 성인의 주류 소비 및 불법적인 약물 사용(illicit drug use)에 관한 가장 대규모의 온라인 설문 조사인 Global Drug Survey에서 익명의 데이터를 사용하였다. 해당 설문 조사에서는 가정 및 사회생활 등의 다양한 환경에서 맥주, 레드와인 및 화이트와인, 증류주 등 다양한 종류의 술을 마실 때 사람들이 어떠한 감정을 느끼는지를 물어보았다. 응답자는 “에너지가 더 넘친다/편안하다/도발적이다/자신감이 넘친다/피곤하다/아프다/불안하다/더 공격적이다/눈물이 난다” 등의 다양한 감정 상태 중에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선택하였다.
연구진은 지난 12개월 동안 설문 조사에서 명시된 모든 종류의 술을 마시는 것으로 보고하였으며 주어진 설문에 대부분 빠짐없이 완벽한 답변을 했던 사람들을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21개국 18-34세의 참가자 29,836명이 선정되었으며 이들의 반응을 분석하였다.
이 연구는 지난주
BMJ Open 에 게재되었다.
■ 증류주, 공격성 높여
참가자들은 일관적으로 술의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감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레드와인과 맥주가 가장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2.8%가 맥주를 마신 후 전보다 편안함을 느꼈으며 맥주가 바람을 피우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한 사람이 약 50%에 이르렀다.
증류주를 마시는 응답자의 약 30%는 이러한 술을 마셨을 때 더 공격적이었음을 느꼈다고 응답하였다. 반면 레드와인을 마신 응답자의 2.5%만이 이러한 기분을 느꼈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응답자의 20%만이 증류주가 긴장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였으며, 따라서 증류주는 편안함을 느끼는 데에 가장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에서 자신감과 에너지가 상승되었으며 42.4%는 더 센 술을 마셨을 때 더 도발적임을 느꼈다고 응답하였다.
따라서 연구진은 맥주나 포도주와 같은 양조주, 또는 소주, 위스키 등과 같은 증류주 중 어느 것을 마시느냐에 따라 마시는 사람의 기분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하였다. 특히 와인이나 맥주의 경우 긍정적인 기분을 이끌어내는데 반해 증류주는 부정적인 기분과 더 많이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Mark Bellis 교수는 수세기 동안 럼이나 진, 보드카 등 증류주의 역사가 폭력과 함께 진행되어 왔다고 하면서, 이 연구는 오늘날 소비자들이 증류주를 마실 경우 다른 주류에 비해 공격성을 느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하였다.
■ 국가별, 연령별, 성별, 음주 패턴에 따라 다른 결과
연구진은 18-24세의 젊은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사회적 환경에서 술을 마심으로써 자신감 및 에너지를 높여주고 자신을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할 것이라고 일관되게 응답했음을 지적했다. 또한 여성의 경우 설문 조사에서 술의 종류와 상관없이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응답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반대로 남자들은 술의 종류와 상관없이 공격성을 증가시킨다고 더 많이 응답하는 경향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폭음을 하는 사람이나 알코올 의존증 환자인 경우 일반인에 비해 술이 더 공격적으로 만든다고 느끼게 하는 비율이 6배 더 높았다.
공격성과 눈물은 술을 집에서 마시거나 혼자 또는 친구와 마시거나 밖에서 마시는 것과 상관없이 폭음을 하는 사람들에서 종종 보고되었다.
흥미롭게도, 과도한 음주는 에너지의 상승과 연관되어 있다. 술을 많이 마시는 경향이 있는 사람은 일반인보다 술에 의해 활기참을 느낀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러한 응답은 교육 수준, 나이, 응답자들이 살았던 나라, 음주 패턴 등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이러한 요소들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 과음하는 사람에게 우려되는 결과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로 인해 술을 많이 마시면 긍정적인 감정을 높일 것이라고 기대함으로써 과음하는 사람들에게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Bellis 교수 및 연구진은 이에 대해 단지 관찰적인 연구일 뿐이므로 어떤 종류의 술을 마시는 가와 그 이후 어떤 감정을 느끼는 가의 관계는 인과관계가 아닐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연구진은 또한 독한 술을 마신 후 우리의 감정적인 상태가 술을 마시는 환경, 술의 광고 및 음주량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음주를 예방하기 위한 효과적인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술을 마신 후 사람들을 어떠한 감정을 느끼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연구진은 음주와 관련된 감정을 이해하는 것은 알코올 오용(alcohol misuse)을 다루는데 필수적이며 각기 다른 인구집단에서 어떠한 감정이 술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