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epilepsy) 환자의 폐쇄성수면무호흡증(OSA, obstructive sleep apnea) 치료 시 발작(seizure)이 유의하게 감소되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성인 뇌전증 환자의 40%가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으며 이 중 16%는 중등도-중증(moderate-severe)에 해당한다. 일반 인구집단에서의 OSA 유병률은 연령 및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에 따라 증가된다.
2017 미국 뇌전증학회(AES, American Epilepsy Society) 연례회의에서 Cleveland Clinic 수면장애센터의 Thapanee Somboon 박사는 “모든 뇌전증 환자가 OSA 검사를 받아야 하며 특히 약물 저항성 발작(drug-resistant seizure)이 있는 환자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Somboon 박사는 뇌전증 환자들이 항경련제(AEDs, antiepileptic drugs)의 체중증가 부작용과 함께 좌식 생활방식(sedentary lifestyle)으로 인해 일반 인구에 비해 과체중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OSA가 수면을 방해하고 만성 수면부족상태(chronic sleep deprivation)를 일으켜 발작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OSA는 기분 및 인지장애,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대사장애, 돌연사 등 부정적인 결과와도 연관성이 있다.
■ 연구대상자의 특성
이 연구는 후향적 연구로, 1997-2015년 동안 수면다원검사(PSG, polysomnography)를 받은 197명의 성인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43.9세, 여성의 비율은 58%이었다. 연구진은 인구통계학적 정보, 뇌전증 종류, PSG 검사 결과, 양압치료(PAP, positive airway pressure)에 대한 순응도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표준치료에 따라 OSA 환자들(치료군과 미치료군 모두)은 진단 당시 보존적 치료법(conservative therapy)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해당 교육에는 체중 감량의 중요성과 바로 누운 자세(supine sleep position) 및 술, 기타 중추신경억제제를 피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Somboon 박사는 위의 보존적 치료법의 적용 여부나 순응도에 대한 데이터가 없었지만 OSA의 치료군과 미치료군 모두에서 비슷한 비율로 치료법을 적용했을 것으로 가정했다고 설명하였다. 또한 상당한 체중감량을 제외한 나머지 보존적 치료법은 OSA 위중도(severity)에 유의미한 변화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연구진은 환자들을 OSA가 있으며 PAP 치료를 받은 그룹(치료군), OSA가 있으나 PAP 치료를 받지 않은 그룹(미치료군), OSA가 없는 그룹으로 나누었다. 연구대상자의 62%는 OSA를 앓고 있었고 이중 60%는 PAP 치료를 받고 있었다. OSA 환자 중 치료군과 미치료군은 연령, 성별, BMI, 표준화된 AED 용량의 유형에 차이가 없었다.
■ 연구 결과
연구에서는 발작과 관련된 두가지 결과지표인 치료 반응률(기저치에서 50% 이상 감소) 및 치료 성공률(연구 시작시점부터 추적관찰을 하는 동안 발작이 50% 이상 감소하거나 발작이 없었던 경우)을 포함하였다. 연구진은 연구 개시부터 추적관찰 사이의 약물 변화의 영향을 제거하기 위해 항경련제를 표준용량으로 통제하였다.
연구 개시 1년 후 치료 반응률은 PAP로 치료한 OSA 군(63%, p=0.001)에서 OSA 미치료군(14%)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으며, OSA가 없는 군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나 반응률이 높은 경향을 나타냈다(44%, p=0.11). 치료 성공률도 PAP 치료군(85%)이 OSA 미치료군(55%)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으며(p<0.001), OSA가 없는 군(65%)과 비교시에도 유의하게 높았다(p=0.007).
Somboon 박사는 1년이 지난 후에는 세 그룹에서 비슷한 결과를 보였지만, 작은 표본집단에서 분석하였기 때문에 결과가 유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수면제를 처방하지 않으며 수면치료의 유익성을 알지 못하는 신경과 전문의의 경우 PAP 치료로 인한 뇌전증 환자의 발작 개선 정도에 놀랄 수 있다고 하였다.
Cohen Children's Medical Center 소아신경과 과장인 Sanjeev V. Kothare 박사는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자신의 연구팀이 7-8년 전에 진행했던 연구 결과를 더욱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해당 연구에서 난치성 뇌전증(refractory epilepsy)과 수면무호흡(sleep apnea)을 동반한 환자에게 PAP 치료효과는 분명하였고 치료가 반복될수록 결과는 더 향상되었다고 하였다.
Kothare 박사는 임상의들이 일반적으로 뇌전증 환자의 수면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2017 AES 연례회의에서 수면과 뇌전증에 관한 발표에 참석한 200명 이상의 대표자들 중 절반 이상이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기 위한 PAP로 발작을 개선시킨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30-50%의 환자는 PAP 치료에 순응하지 않으며 이 중 지적장애 비중이 높은 뇌전증 환자의 순응도는 더 낮다.
PAP는 OSA 치료의 gold standard이지만, PAP에 순응할 수 없는 경-중등도의 OSA 환자에서 혀를 앞으로 당겨주는 구강내장치(MAD, mandibular advancement device)는 좋은 대안이라고 Kothare 박사는 말했다.
■ 메커니즘 명확하지 않아
그러나 Somboon 박사는 PAP 치료가 어떻게 발작을 감소시키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가장 가능성 있는 설명은 OSA의 치료가 각성 및 깨어남(arousals and awakenings)을 감소시키며 뇌전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산소불포화를 제거함으로써 수면을 통합한다는 것이라고 하였다. 발작은 수면-각성이행(sleep-wake transition) 시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뇌전증 환자들의 발작을 잠재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Somboon 박사는 성인 뇌전증 환자의 약 30%에서 의학적, 외과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발작이 발생된다고 하였다.
■ 연구에 대한 논평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이자 Brigham and Women’s Hospital 신경과 의사인 Rani Sarkis는 이번 연구에 OSA 치료의 유익을 경험한 많은 뇌전증 환자들이 대상자로 포함되었다고 하였다. 그는 뇌전증 환자에서 최근에 형성된 기억을 통합하는 데 있어 수면의 중요성을 연구해왔다. Sarkis 교수는 뇌전증 환자에서 수면의 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 외에도, 임상의들이 비약물학적인 치료방법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Kothare 박사는 많은 뇌전증 환자가 OSA를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수면무호흡의 주요 증상인 코골이를 체크할 수 있는 간단한 설문지를 통해 임상의가 진료 시 판별할 것을 제안하였다. 또한 그는 환자의 수면무호흡증이 확인될 경우 임상의는 PAP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PAP 치료가 수면무호흡과 분절수면(fragmented sleep)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발작 조절을 개선시키고 낮시간의 졸림을 감소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Sarkis 교수는 연구대상자인 환자들이 체계적 접근법(systematic approach)이 아닌 임상의의 판단에 따라 수면 연구에 포함되기 때문에 후향적 연구의 특성상 편향(bias)을 만들게 되며, 궁극적으로 전향적 연구가 필요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향적 연구에서 다음과 같은 3가지 중요한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1) 뇌전증 환자 중 어떤 환자가 수면연구에 참여해야 하는가, 2) 뇌전증이 없는 환자와 비교하여 뇌전증 환자의 OSA 치료에는 다른 치료의 기준(threshold)이 필요한가, 3) PAP 치료에 순응할 수 없는 OSA 동반 뇌전증 환자에서 다른 치료법이 발작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