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는 항생제 내성 위기를 맞이했다. 최근 London Microbiome Meeting에서는 동물에게 남용된 항생제가 사람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으로 인해 연간 유럽에서 25,000명, 미국에서 23,000명이 사망한다고 한다. 이러한 추세로 전문가들은 2050년까지 매년 천만명이 사망할 것이며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 배경에는 항생제 남용, 병원의 좋지 않은 위생 그리고 감염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진단시설이 불충분했던 점이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덧붙여 농민들의 항생제 남용 또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한다. 동물에게 사용한 항생제가 직접적으로 사람에게 감염을 유발하거나 “가축의 내성균에서 사람의 균으로 내성유전자가 전달”되어 약물 내성 박테리아가 전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London Microbiome Meeting에 참석한 King’s College 소속 Nicola Evans 박사의 ‘오늘날 동물의 항생제 사용실태와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발표를 소개한다.
■ 동물에서 항생제 사용
미국과 중국은 식품 생산과정에서 항생제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국가이다. FDA에 따르면, 미국의 전체 항생제 사용량 가운데 80%는 농업에서 이루어지며 돼지와 가금류는 소와 양에 비해 5-10배를 사용한다고 한다.
항생제가 널리 사용된 배경에는 육류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식용 가축은 출산 후 충분한 회복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며 이로 인해 면역 체계가 손상된다. 그리고 돼지와 닭은 좁은 공간에서 사육되기 때문에 스트레스와 질병 전염 위험이 높다. 더불어 항생제는 가축 성장을 촉진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사람 대상 연구에서 항생제는 체중조절에 유익한 균을 죽이기 때문에 체중증가와 비만 위험이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점을 이용해 농가에서는 항생제를 성장촉진제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중국, 유럽에서는 이 같은 관행을 법으로 규제하였지만 여전히 많은 농장에서는 지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 항생제와 장내미생물
농장에서 새끼에게 주는 이유식은 동물의 장내미생물에 영향을 미치고 항생제 오용을 야기한다. 갓 태어난 새끼돼지는 어미의 보호아래 강한 면역체계를 형성하고 소화기계를 발달하기 전에 분리된다. 자연적으로는 생후 3-4개월에 젖을 떼지만 사육과정에서는 17-28일 이전에 격리시킨다.
Evans 박사는 새끼돼지가 모유에 존재하는 천연 항체를 섭취하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이유식을 섭취하게 됨으로써 면역기능이 저하되고 송아지와 양도 마찬가지로 소화기계 질환 위험이 증가한다. 결국 항생제 사용이 불가피한 것이다.
또한 Evans는
돼지의 장내미생물이 출생과 동시에 항생제에 지배(colonized)되어 수유기 및 이유기 동안 변형되어 다양성이 파괴되고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이 깨진다고 말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항생제로 인해 돼지 소장에
Escherichia coli 가 증가하는데 이 같은
E. Coli 는 돼지 사망원인의 절반을 차지한다.
동물의 서식 환경 또한 장내미생물의 다양성과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돼지의 장내미생물은 지푸라기에서도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지푸라기가 있는 환경에서 돼지의 장내미생물 비율이 달라지고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orcine reproductive and respiratory syndrome) 발병률은 감소하였다.
한편, 닭은 돼지보다 항생제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왜냐하면 조류는 어미의 난자 생성기에서부터 항생제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난자 생성기와 부화기 동안 새끼는 달걀 모공을 통해 미생물을 흡수한다. 그리고 부화한 병아리는 배설물에 노출되어 다양한 미생물에 저항성을 갖게 된다. 현대의 농가 시스템은 닭에서 알을 빼내어 달걀 표면을 바로 청소하기 때문에 유익한 박테리아가 제거되게 된다.
■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
동물과 사람 모두 항생제를 사용했을 때, 약물 내성 박테리아 위험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감염 시 안전한 항생제 사용을 위해 제한이 필요하다.
동물의 항생제 사용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몇가지 경로가 있는데 첫번째는 동물과 사람의 직접적인 접촉으로 인한 질병 발생이다. 농민들은 LA-MRSA (livestock associated-MRSA)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LA-MRSA는 HA-MRSA (hospital acquired-MRSA)만큼 위험하지 않고 사람 간에 전이되지는 않지만 타동물들에게 전염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균의 변형으로 사람 간 전이를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두번째 경로는 육류에 잔류하는 항생제를 사람이 섭취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사람의 장내 세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행히도 많은 농가에서는 유기농과 비유기농 식품 모두 육류 가공 전에 “철수기간(withdrawal period)”을 통해 항생제를 제거한다.
마지막은 육류에 존재하는 내성 세균이 사람의 균에 전이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의 경우 육류 조리 온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다.
항생제는 동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지만 아픈 경우에 사용하는 것으로 제한이 필요하며 결국 사람의 항생제 남용으로 약물 내성이 발병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육류에 잔류하는 항생제가 사람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동물의 항생제 내성균은 사람에게도 위협적이다.